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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노래

지난날이 그립다 / 장광규

by 청심(靑心) 2008. 9. 22.

 

 

지난날이 그립다

 

                            靑心 장광규

 

뷔페 음식에 중국음식에
입맛대로 먹을 수 있는 세상이다
보리밥 수제비 먹으며
흰쌀밥 먹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살찐 사람 늘어나고
당뇨병 고혈압 환자 생겨나니
상추에 된장 싸 먹던 때가 그립다

구워도 먹고 끓여도 먹는 고기
회를 만들어 맛있게 먹는다
그래도 시래깃국만큼은 맛이 없다
어디 시래깃국 없나
시래깃국이 생각난다

달콤하고 맛이 좋은
파인애플 바나나를 먹으며
감이며 밤을 먹던 생각을 한다
감나무에 올라 홍시를 따먹고
밤나무 아래서 알밤을 줍던
그곳으로 가고 싶다

시장에서 백화점에서
마음대로 옷을 사 입으며
싫증이 나고 유행이 지나면
멀쩡한 옷 그대로 버린다
무명옷 삼베옷 만들어
깁고 또 기워 입던 시절을 생각한다

전셋집을 찾아 여러 군데 헤매다
오랜만에 집 장만해도
몇 차례 다른 집으로 옮겨 다닌다
대대로 한 곳에 머무르며
살아온 고향
그곳으로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정들었던 산이며 들판이 손짓한다

아버지 어머니가 보고 싶다
할아버지랑 할머니도 보고 싶다
따뜻한 정이 생각나
옛날을 그리워하고
되돌아볼 수 있어 좋다
도시에 살면서도
촌스러운 마음으로 살 수 있어 좋다
시골에서 태어나
시골에서 자랐기에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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