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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노래

복날 / 장광규

by 청심(靑心) 2012. 7. 18.

 

 

복날

 

                       靑心 장광규

 

오늘은 고기 먹는 날
음식점의 실내온도가 뜨겁다
삼겹살을 굽는 사람
삼계탕을 좋아하는 사람
추어탕을 부탁하는 사람
해물탕을 챙기는 사람

옛날에
평소에는 채식으로 즐기다
복날을 택해
산짐승 들짐승을 사냥해 오거나
집에서 기른 닭을 고르거나
때로는 돼지를 잡기도 하고
물속에서 물고기를 건져내
솥에다 삶고 숯불에 구워
이웃과 함께 나누어 먹으며
몸보신으로 더위를 보낸 것이
오늘날 복달임이 되었으리라

복(伏)에 굴하지 않고 화(火)로 대응해
이열치열로 이겼노라
더위야 삼복아 네 집 찾아가고
바람아 산들바람아 돌아오라
질병아 물 건너 바다 건너 멀리 가고
건강아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오라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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