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고독
靑心 장광규
도로변 녹지공간에
산골짜기 어딘가에서
옮겨 심어진 나무
키도 훌쩍 자라고
몸통도 단단하게 굵어
잘 적응하는 듯 보여
그냥 지나쳤는데
몸짓으로 은근하게
고독하다 말하는 걸
오늘에야 보았네
사람들이
어서 커라 거름을 주고
건강하여라 약도 뿌리고
보기 좋아라 손질도 하며
우리 안의 동물 보듯
관심을 가지지만
그런 일들이 성가시네
생긴 그대로
순수한 모습으로
스스로 비바람 견디며
봄이면 아름다운 꽃 만들고
여름이면 푸른 숲 이루고
가을이면 나뭇잎 곱게 물들이는
떠나온 곳을 그리워하네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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