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心의 詩494 자유로운 욕심 / 장광규 자유로운 욕심 靑心 장광규 집이 작게 느껴진다면 방이 비좁아 불편을 겪는다면 이제 그만 훌훌 털어버리세 돈 걱정 안 해도 되는 저 허공이 있지 않은가 거기에다 집을 지어 보세 면적을 넓게 잡고 좋은 재료를 써서 큼지막하게 원 없이 좋은 집을 만들어 보세 푸른 숲을 갖고 싶으면 집 옆에 정원을 만들어 나무와 풀도 가꾸어 보세 논을 만들고 싶으면 밭도 있어야 한다면 저 넓은 곳에다 논이며 밭을 일구어 벼도 심고 과일나무도 이것저것 심어 보세 공장이 필요하면 그래 공장도 세워 보세 커다랗게 건물을 만들어 종업원도 많이 뽑아 기계가 잘 돌아가게 함께 힘을 모아 날마다 열심히 일해 보세 있는 욕심 없는 욕심 한번 마음껏 펼쳐 보세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저 무한한 .. 2017. 10. 27. 길을 찾아서 / 장광규 길을 찾아서 靑心 장광규 길(路)에서 길(路)을 가고 싶다길(路)에서 길(吉)을 가고 싶다길(吉)에서 길(路)을 가고 싶다길(吉)에서 길(吉)을 가고 싶다 길(路)이 있어 길(路)을 간다길(路)이 있어 길(吉)을 간다길(吉)이 있어 길(路)을 간다길(吉)이 있어 길(吉)을 간다 길(路)에서 길(道)을 본다길(道)에서 길(吉)을 본다길(吉)에서 길(道)을 본다길(吉)에서 길(吉)을 본다 길(路)에서 길(道)을 찾았다 길(道)에서 길(吉)을 찾았다 길(吉)에서 길(吉)을 찾았다 길(吉)에서 길(道)을 찾았다 2017. 10. 20. 가을 앞에서 / 장광규 가을 앞에서 靑心 장광규 길을 걷는 나그네 아마 가을쯤에 왔는가 보다 단풍이 떨어지듯 뚝뚝 떨어진다 식욕이 떨어지고 청력이 떨어지고 시력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의욕이 떨어지고 친구들도 하나 둘 떨어지고 떨어지는 것투성이다 더위를 견디며 아름답게 물들어 제 갈길 찾는 단풍처럼 어찌 아쉬움이 없으랴 간직하고 싶은 수많은 추억도 그대로 지키고 싶은 젊음도 세월 앞에는 어쩔 수 없다 단풍 떨어지는 모습을 웃으며 자연스럽게 보는 것도 가을을 느끼는 행복이며 삶을 즐기는 여유로움이다 2017. 10. 5. 가을은 빛깔이다 / 장광규 가을은 빛깔이다 靑心 장광규 그대 나에겐 아무것도 묻지 말아요 어서 밖으로 나와 저기 하늘을 쳐다보아요 들판을 보아요 나무를 보아요 정말 아름답지요 저런 물감이 어디서 났는지 저 모습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펼쳐진 풍경은 정말 황홀합니다 파란 하늘 황금빛 들판 울긋불긋 나뭇잎 정신이 없을 정도로 감탄하고 놀라는 사이 가을은 곱고 진하게 물들어 갑니다 2017. 9. 29. 사랑을 하려면 / 장광규 사랑을 하려면 靑心 장광규 남을 사랑하려면 먼저 내가 나를 사랑하여야 한다 나 자신을 가꾸는 일이다 무리하지 않는 조화로운 활동 먹는 것 맛있게 먹고 마시는 것 넘치지 않게 절제하며 튼튼한 몸을 유지하는 것이다 쓰는 것 입는 것도 헛된 욕심을 버리고 분수를 지키는 아름다운 생각으로 평온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건강한 몸 바른 마음으로 순수한 분위기 속에서함께 있는 가족에게가까이 있는 이웃에게좋아하는 이성에게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으면 참다운 사랑을 할 수 있으리라 2017. 9. 22. 삼세번 / 장광규 삼세번 靑心 장광규 끝 나이 여섯 되는 해에 좋은 일이 있었다며 아내는 가끔씩 자기 끝 나이 여섯 살은 복을 가져다주는 행운의 나이로 생각한다 첫 번째 여섯 살에는 방 얻기 힘들고 이사하기 지겨운 전셋집 생활을 마감하는 조그마한 집을 장만했고 두 번째 여섯 살엔 살던 집을 팔고 큰 집을 샀는데 돌아오는 세 번째에는 무슨 좋은 일이 생길까 희망을 미리 그려본다 더 큰 집을 사게 되려나? 큰아들이 결혼을 하려나? 2017. 9. 19. 갇혀 살다 / 장광규 갇혀 살다 靑心 장광규 움직이며 살아간다고 그걸 다 자유라 말하기 어렵다 집을 나서면 숨 돌릴 틈도 없이 습관적으로 버스 안에 갇히고 만다 버스에서 빠져나오면 끝이 아니다 제 발로 걸어 들어가 이번엔 전동차 안에 갇히게 된다 몇 번을 갇혔다 나왔다 하면서 어렵사리 일터에 들어서면 이제 정문은 굳게 닫혀버린다 그래도 마음이 안 놓이는지 사무실마다 온통 문을 걸어 잠가 이중삼중으로 갇히는 몸이 된다 집으로 왔다고 안심하지 마라 대문 안에 갇히고 방문 안에 꽁꽁 갇힌다 한 번쯤 넓은 들판에 나가 보라 잠시나마 여유가 생길 것이다 그러나 우주 안에 갇혀있는 걸 어쩌랴 여기 있어도 거기 있어도 숨지도 못하고 갇혀 사는 신세다 2017. 9. 15. 고향의 가을 / 장광규 고향의 가을 靑心 장광규 가을에는 가을 냄새가 납니다 돌담 옆 감나무 감 익는 냄새밭두렁엔 노랗게 익은 호박 냄새앞산 소나무의 낙엽 향기들판에 여물어가는 들풀 냄새뒷산 바위틈엔 송이버섯 향기가을에는 가을 웃음이 보입니다코스모스의 산뜻한 웃음들국화의 하얀 웃음해바라기의 넉넉한 웃음허수아비의 든든한 웃음높은 하늘의 파란 웃음산들바람의 맑은 웃음이밤송이도 갈색 미소를 보이고벼 이삭은 고개 숙이며 인사합니다나뭇잎이 아름답게 물들어가고냇물이 졸졸 흐릅니다 산새들이 노래하면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2017. 9. 9. 속셈 / 장광규 속셈 靑心 장광규 물건을 권하며 물건을 만지작거리며 서로 쳐다보며 흥정을 하며 파는 사람 하나라도 더 팔려고 손님에게 웃는 얼굴이고 사는 사람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고 상인에게 미소 보내고 2017. 8. 31.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5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