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기곡경(旁岐曲逕)이다.
우리는 지금 큰길로 가지 않고
샛길이나 굽은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비단길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눈과 귀와 입이 있으나 마나다.
나보다 남을
한 사람보다 열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
내 생각만 옳다고 우기지 말고
남의 의견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제 분수를 알아야 한다.
퇴보하고 있는데
잘하고 있는 체
구렁텅이에서 허덕이지 말아야 한다.
진실을 말하고
실상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
옹고집 부리지 말아야 한다.
남이 하려고 하는 일엔 훼방 놓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물불 가리지 않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
하루 앞도 제대로 못 보면서
어찌 백 년을 말하려 하는가?
번화한 거리에 달빛이 내려와
연기를 은은하게 비치는
강구연월(康衢煙月)이면 좋겠다.
엄청나게 큰 것을 바라거나
행복이 저절로 오기를 원하지 않는다.
당장은 조그맣고 볼품없는 것들이
쌓이고 모이면 큰 웃음으로 나타난다.
평화스럽고 자유스럽게
생각하고 일하는 것을 원한다.
오랫동안 생각하고
생각한 걸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무조건 밀고 나가지 말고
확신이 섰을 때
차근차근 일을 시작해도 늦지 않다.
엉뚱한 일로 걱정하고 괴로워하게 하지 말고
잘 지내는 사람들 갈라지게 해서도 안 된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며 사랑하고
웃음다운 웃음을 웃고 싶은 것이다.
2010년 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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