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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노래

쌀을 생각한다 / 장광규

by 청심(靑心) 2005. 9. 22.

 

 

 

쌀을 생각한다

 

                        靑心 장광규

 

아버지도 농사를 지으시고
할아버지도 농사를 지으셨다
할아버지의 아버지도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도
논갈이를 하여
볍씨를 뿌리고 모를 길러내
제때에 모내기를 하고
모가 잘 자라도록 물 관리도 하고
더도 덜도 아니게 거름도 주고
김매기를 하고
피사리도 하고
병충해를 없애려고 땀 흘리고
잘 익은 곡식을 수확하는
농사를 정성껏 지으셨다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논밭에서 일하면서
쌀을 만드는 기술자였는데
쌀이 생산되는 과정도 모르고
농사짓기가 힘든 것인 줄도 모르고
누렇게 익은 벼를 보며 좋아하고
쌀밥을 먹기만 했는데
이제야 농사의 중요성이며
쌀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외국 쌀이 물밀듯이 들어오면
벼농사가 필요 없게 되는 걸까
우리 몸엔 우리 것이 좋은 것인데
우리 쌀을 어떻게 할 것인가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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