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靑心 장광규
저토록 태양이 녹아내려도
변함없는 푸름으로
비단결처럼 부드러움으로
효자손 같은 시원함으로
반기는 나뭇잎
안방 반짇고리에서 날아와
커다란 양산이 된
새색시 고운 옷감의
초록색 조각 조각들
할아버지가 길들여 준
바람 잘 나는 부채들이다
선풍기는 편히 쉬어도 좋고
에어컨은 없어도 되리라
반짝반짝 웃음으로 손짓하며
너울너울 잔잔한 물결로 춤추며
내리쬐는 불볕더위를 가려주고
쏟아지는 큰비를 막아주고
힘센 태풍을 순하게 달래는
씩씩하고 마음 좋은 젊은이다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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