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브로
靑心 장광규
어깨 통증이 신경을 건드린다
어느 틈에 일상 속으로 끼어들어
이따금 괴롭히며 따라다닌다
가까운 곳에
잘 본다는
한의원으로 침 한 방 맞으러 간다
침만 놓을 줄 알았는데
아픈 곳에 부항을 뜨고
물리치료를 하고 나서야
침놓을 준비를 한다
침은 엉뚱하게도 아픈 곳이 아닌
반대편 발과 손목 부위에 놓는다
깜짝 놀란 표정을 보았는지
젊은 의사는 웃으며
이쪽에다 침을 놓아도
발에서 손으로 손에서 어깨를 통해
아픈 곳으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소금이 쉴 때까지 있어야 하거나
개구리 수염 날 때까지 기다리는 건 아니지만
여러 군데 쿡쿡 찌르는
침을 맞고 있는 시간은 긴장되는데
슬며시 시원함이 다가올 때쯤 끝이 난다
우려했던 질병이 아니라
나이 먹으면 나타나는 증상이란다
하지만 그냥 내버려 두면
나중엔 오십견이 된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원하지 않은데
세월이 흐르는 사이
검은 머리카락 하얗게 되듯
변하며 나타나는 게 많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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