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웃음이어라

다시 조용하다 / 장광규(張光圭)

by 청심(靑心) 2009. 4. 13.

 

현민아!     
너희들이 다녀간 뒤     
다시 조용하고 허전하다     
여의도로 나가 벚꽃 구경도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주말이라 사람이 너무 몰려와     
계획을 포기하고 돌아오고 말았지     
     
여의도는 걸어갈 수 있는 거리지만     
너를 유모차에 태우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여러 군데 계단을 내려가고 오르며     
이동하기가 쉽지 않았단다     
모든 엄마들이 고생하면서     
아기들을 키우고 있다는 걸     
너도 차츰차츰 알아가기 바란다     
     
손자 현민아!     
이곳에 왔을 때      
네가 내던 너만의 목소리가     
지금도 남아 귓가에 들린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너를     
짝사랑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너는 아직 우리를 좋아하지 않는데     
우리만 너를 좋아하고 있는 것 같다     
아빠랑 엄마랑 함께     
건강하게 잘 지내고     
가끔씩 소식 전하거라     
그리고 다음 달 초순에 만나자     
   
              2009년 4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