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를 적시는 봄비가 촉촉이 내리고
양지바른 곳에 새싹이 돋아나면,
동무들과 함께 쑥이랑 냉이랑 봄나물을 캐러 간다.
앞산과 뒷산의 진달래는 분홍빛 꽃봉오리를 맺는다.
냇물은 졸졸졸 노래하며 흐르고
버들강아지가 방긋방긋 웃으며 같이 놀자 손짓한다.
온 들판에 새 세상이 펼쳐진 듯 평화롭고
종달새는 하늘 높이 올라 노래하고
아지랑이는 잡힐 듯 말 듯 저만큼에서 아물거린다.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살며시 기어 나오고
나비와 벌들도 신이 나서 이곳저곳으로 날아다닌다.
시골에서 느낄 수 있는 봄이 아니어도 봄은 오고 있다.
연일 기상예보의 기온은 봄을 알리고 있고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얼음장 밑으로 봄이 오는 것이 아니라
여인의 화사한 옷자락에 묻어 봄이 오고 있는 것이다.
2007년 겨울, 92년 1월 이후 해마다 얼어붙던
한강도 15년 만에 얼지 않았단다.
꽃샘추위를 밀어내며 봄이 가까이 오고 있다.
2008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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