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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노래

눈이 왔다 / 장광규

by 청심(靑心) 2010. 9. 23.

 

        

눈이 왔다

 

                   靑心 장광규

 

이천십 년 일월 사일
서울지방에
새벽부터 백설이 내렸다
이날 적설량 25.8cm를 보여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제일 많은 눈이 쏟아졌다
백삼 년 만에 내린 폭설은
사람에게 불편을 주고
차량을 멈춰 서게 하는
무서운 괴물로 변했다
며칠이 지나도 녹지 않고
도로에 버스가 지나가면
백사장의 모래같이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린다
다니는 길 치우면서
군데군데 생긴 눈 무덤은
하늘을 원망할 수도 없는
하얀 쓰레기 더미가 되었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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