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소리
靑心 장광규
해가 지고 세상이 잠든 밤
그래도
귀 기울이면
무엇인가 움직이며
숨 쉬는 소리가 있다
온도 조절하느라
땀 흘리는 보일러 소리
음식물 상할까 봐 신경 쓰며
돌아가는 냉장고 소리
앉지도 못하고 벽에 기대어
시간 알려주는 시계 소리
아이들 방에선
자장가 삼아 틀어놓은 라디오 소리
옆에는 아내의 코 고는 소리
계절 잊은 채 살아가는 모깃소리
화장실에 물 내리는 소리
어딘가엔 사랑 나누는 소리
대지를 적시는 빗방울 소리
달 밝은 가을밤에 귀뚜라미 소리
이따금 골목길에 자동차 소리
<2001년>
'마음의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욕망 / 장광규 (0) | 2012.10.31 |
---|---|
그곳의 가을은 / 장광규 (0) | 2012.10.26 |
내일이 있다 / 장광규 (0) | 2012.10.14 |
삶 / 장광규 (0) | 2012.10.03 |
추석 / 장광규 (0) | 2012.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