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면회
약속대로 면회하기로 한 토요일
아침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선다
길을 익히느라 여러 번 연습했고
약도로 그리고 지워보고 다시 그려보아
길을 찾아가는데 어려움이 없었지
오전 열한 시를 약간 지나 부대에 도착
면회신청을 하고 정문에서 기다리다
한 시간 이상 기다린 후에야
지원이 너를 만날 수 있었지
동송읍으로 달려가 여관부터 정하고
준비해 간 음식으로 식사를 했지
온 가족 네 식구가 여관에 든 것도
여관에서 식사한 것도 처음이지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어
방에서 TV를 켜놓고 지내기로 했지
시간은 무심히 흘러가 새 아침이 오고
우리는 이곳저곳 돌아다닐까 했지
그러나 마땅히 구경할만한 곳이 없어
도로 옆 들판에서 사진만 몇 장 찍었지
부대에 들어갈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지원이 너의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 같아
엄마랑 아빠는 너의 눈치만 살폈지
그날 오후 비가 그친 틈을 이용해
네가 부대에 복귀하는 걸 보고 나서
우리는 집으로 와야만 했지
헤어짐의 아픔이여 그리움이여
또 만날 때까지 건강하여라
큰아들아!
2000년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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