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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어라

백일 휴가 / 장광규(張光圭)

by 청심(靑心) 2005. 9. 22.

백일 휴가

봄도 헤어지기 싫어 머뭇거릴 때

인사하고 군대에 간 큰아들
훈련소 교육은 어떻게 받고 있는지
훈련을 받고 부대 배치는 어디가 될지
이런저런 걱정 속에 시간은 흘러
훈련도 잘 받고 자대 배치도 받았지
가까운 곳으로 왔으면 했는데
전방으로 떨어져 서운한 마음뿐이지

처음엔 편지로 안부를 전했지
주고받는 기간이 너무 많이 걸려도
봉투를 뜯어 소식을 접하면
가까이 있는 듯 보고 있는 듯
반갑고 기분이 좋았지

서신으로 소식을 주고받다가
몇 달 후엔 전화통화를 할 수 있었지
그러나 아직은 졸병이기에
오후 여섯 시 반 지나서
긴급할 때만 전화로 연락하랬지

그리고 세월이 흘러 백일 휴가를 왔지
몇 개월 만에 만나니
서로 반가움으로 기뻐했지
먹을 것 실컷 먹고 싶다며
과자 봉지봉지 사다 놓고 먹어댔지
친구 만나러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금방 휴가 일정이 지나가버렸지
만날 수 있는 헤어짐이기에
또 헤어지고 기다림의 시작이지

              2000년 7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