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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어라

군인이 된 아들 / 장광규(張光圭)

by 청심(靑心) 2005. 9. 21.

군인이 된 아들

골목길에서 세발자전거를 타고 놀다
어느 틈에 도로로 나가
지나가는 시내버스에 교통사고가 날뻔했다고
성미 급한 운전기사 아저씨 집으로 찾아와
고래고래 소리 지르게 만든
큰아들이 군대에 갔다
언제까지나 철없는 어린애일 줄 알았는데
세월은 모든 걸 그대로 놔두지는 않았다

대학교 다니다 휴학하고 군입대
강원도에서 훈련받고 그곳으로 배치받아
얼룩무늬 옷 입고 국방의 의무 다하며
고향 생각 가족 생각 날마다 나겠지
체력이 약한 것 같은데
군대생활 잘하고 있는지
어디 아픈 데는 없는지 걱정된다

백일 휴가라 부르는 첫 휴가 오기 전에는
면회도 안되고 외출 외박도 없다는 현실
부모의 마음으론 답답할 뿐이다
가끔 걸려오는 전화통화로 소식은 듣지만
직접 만나서 마음껏 이야기하고 싶구나
군대생활 어떻게 적응해 가고 있느냐
집 생각이 얼마나 나느냐
음식은 충분하게 먹을 수 있느냐
잠은 모자라지 않느냐

선임들이 잘 보살펴 주느냐
뭐 필요한 것은 없느냐
큰아들아!
물어볼 말이 너무도 많다 

        2000년 4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