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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 / 장광규 꽃샘추위 靑心 장광규 봄 오는 둥 마는 둥 보일 듯 말 듯 좋은 계절은 더디게 온다 순한 계절은 너그러움도 있다 갑작스러운 추위를 만나 겨울에게 자리를 내주고 바람의 심술에 잠시 몸을 움츠린다 좋은 계절은 기다려도 즐겁다 순한 계절은 천천히 와도 좋다 2011. 3. 27.
꽃보라 / 장광규 꽃보라 靑心 장광규 화창한 봄날 벚꽃이 지네 아름다운 향기와 행복한 미소를 안고 눈처럼 내리네 만물이 좋아라 춤추고 사람들이 웃으며 반기는 그 님이 오네 새로운 모습 펼치며 꽃비가 내리네 신비로움에 취해 새들도 노래할 것이네 따사로운 햇빛도 조용히 내려올 것이네 훈훈한 바람도 살며시 불어올 것이네 목을 늘어뜨리고 기다리는 그 님이 오네 꽃보라가 내리네 2011. 3. 27.
웃읍시다 / 장광규 웃읍시다 靑心 장광규 익살스러운 표정에서 천진난만한 모습에서 진솔한 웃음을 발견합니다 남까지 웃게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혼자라도 먼저 웃읍시다 웃음은 건강입니다 행복입니다 화내고 찡그리는 것보다 웃는 얼굴이 좋습니다 삶의 활력소가 되는 웃음 웃을 힘만 있으면 웃으며 삽시다 2011. 3. 27.
세월의 흐름 / 장광규 세월의 흐름 靑心 장광규 아들딸 태어나 크는 재미에 사노라면 어느 틈에 성장하여 손자 손녀도 얻게 되고 아들이랑 손자랑 한자리에 모이면 아버지가 되고 할아버지가 되어 즐겁고 흐뭇한데 아들에게 아버지는 손자에게 할아버지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밖에서 사람들 만나 세상 사는 이야기하며 아들 자랑 딸 자랑 손자 자랑 손녀 자랑 꺼내고 행복한 사연도 풀어놓지만 어찌 하고픈 말 다 하겠는가 세월이 흐르며 연륜이 쌓일수록 지켜가야 할 것은 육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일 것이다 나이 들어도 아들딸에겐 부모지만 부모 앞에선 아들딸이기에 2011. 3. 27.
한파 / 장광규 한파 靑心 장광규 인자하신 할아버지 몹시 화가 나셨다 말없이 할아버지 얼굴만 쳐다본다 누군가 군불을 때기 위해 아궁이에 청솔가지를 넣었나 보다 매운 연기 사방으로 번져 눈물이 나고 콧물이 난다 맞기보다 기다림이 더 떨리는 계급 순으로 줄 서서 맞는 매 지금 그 순간이다 2011. 3. 27.
서울에서 / 장광규 서울에서 靑心 장광규 서울 사람 서울 지리에는 눈이 밝으리라 여겼다 살고 있는 주변 정도는 잘 알고 있으리라 믿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옆집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지리에는 얼마나 관심이 있겠는가 목적지를 찾으려면 몇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아야 하고 몇 통의 전화를 해야 한다 면적이 넓어서 그럴까 빠르게 변해가는 환경 때문일까 바쁘게 사느라 시간이 없어서 그럴 거야 2011. 3. 27.
몹쓸 사슬 / 장광규 몹쓸 사슬 靑心 장광규 입 꼭 다물고 고통 견딘 힘없는 사람들의 대물림되는 가난 못 배운 설움 더 이어지면 불행 여기서 뚝 끊어야 할 불편한 사슬 입 열고 눈 크게 떠 겁 없는 사람들의 위장전입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병역기피 논문 중복게재 계속되는 부정은 이제 싹둑싹둑 잘라야 할 부패의 사슬 2011. 3. 27.
8월 / 장광규 8월 靑心 장광규 장대비를 엄청나게 쏟아내더니 하늘은 파랗게 멍든 채 뭉게구름 몇 점 두둥실 떠 있고 태양은 뜨겁게 녹아내려 삼복더위는 막바지 기승을 부리고 장마는 저만큼 비켜나 졸고 어디선가 매앰 매앰 맴 매미소리 2011. 3. 27.
피서철 / 장광규 피서철 靑心 장광규 무지개를 잡겠다고 나선 사람 콘크리트 건물 숲 속에 갇혀 한 번도 무지개를 본 적 없고 더위를 피해 찾아간 고향 부엌에선 음식을 준비하고 반가운 얼굴들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먹는 술에 얼큰한 술안주가 좋고 원두막에 가면 싱싱한 과일냄새에 마음은 소년이 되고 옷 훌훌 벗은 동네 꼬마들 거시기도 시원해 보이고 마을 앞 냇물에 들어가 미역을 감는 것인지 물장난을 치는 것인지 여름을 식히는 소나기 내리고 가까운 듯 먼 곳에 아름다운 무지개 나타난다 2011.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