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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노동 / 장광규 가사노동                              靑心 장광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아내 하는 일 나도 해본다 수돗물 쓸데없이 많이 쓰고 시간은 한없이 허비하면서어설픈 설거지를 한다  창문 열어젖히고 안방이며 작은방 거실까지진공청소기로 먼지 제거하고 걸레 빨아 깨끗이 닦는다  쓰레기봉투 가득 차면 버리는 장소에 내다 놓고 대문 밖 지저분한 길거리 빗자루 들고 청소한다  옥상에 널어놓은 빨래 잘 말랐나 확인하여 아들 옷은 아들 자리에 아내 옷은 아내 자리에 내 옷은 내 자리에 넣는다  밥 먹고 밖으로 나가 돈 몇 푼 벌어오면 모든 일 저절로 되는 줄 알았는데 집안에는 이런 일들이 있구나 2012. 3. 1.
우리도 초보였다 / 장광규(張光圭) 누구나 초보운전 시절이 있기 마련이다. 넓은 길이 좁게만 느껴지고, 차를 가지고 도로에 나가면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운이 좋았다 싶을 정도로 아찔한 순간도 여러 번 겪으며 어렵고 두렵기만 한 게 운전이다. 서두르지 말고 침착해야지, 앞뒤 좌우를 살피며 가야지 생각하지만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다. 다른 운전자들에게 불편을 주기도, 불안감을 주기도 해 가끔은 실랑이와 고성이 오가기도 한다. 특히 여성들이 초보운전을 하면 부근을 지나는 운전자들은 "여자가 집에서 밥이나 하지, 차는 왜 몰고 나왔어" 라며 쳐다보면서 경적을 울리기도 하고 일부러 흐름을 방해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그러기에 초보이면서 초.. 2012. 2. 27.
둘째 손자 현준이의 첫돌 / 장광규(張光圭) 밝은 꿈을 활짝 펼쳐라                                                                                                        첫돌을 맞는 손자 현준아!                                             아침마다 웃으며 찾아오는                                                 둥근 태양을 보아라                                                 이곳저곳 골고루 비추며                                                 힘찬 희망과 용기를 주는구나                          .. 2012. 2. 24.
둘째 손자의 첫돌 / 장광규(張光圭) 밝은 꿈을 활짝 펼쳐라                                                                                                                          첫돌을 맞는 손자 현준아!                                                              아침마다 웃으며 찾아오는                                                                  둥근 태양을 보아라                                                                  이곳저곳 골고루 비추며                     .. 2012. 2. 24.
둘째 손자의 돌잔치 / 장광규(張光圭) 오늘은 일요일이며    봄기운이 감돈다는 우수다.    좋은 날     둘째 손자를 보러 간다.    그동안 많이 컸는지    웃는 얼굴로 잘 노는지    이제 우리를 알아보게 될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오래된 듯    어서 보고 싶고 궁금하다.        손자 현준이가 첫돌이 되었다.    가까운 사람들과 한자리에 만나    조용하게 잔치를 한다.    큰손자의 개구쟁이 모습도     큰아들 내외도 볼 수 있고    반가운 마음 기쁜 마음으로    아내와 작은아들과 함께    수원으로 달려간다.                                    2012년 2월 19일 2012. 2. 19.
입춘 / 장광규 입춘                           靑心 장광규 눈발이 날리고 수은주는 영하로 내려가 겨울 깃발이 나부끼는데 방 안에 앉아 보이지 않는 봄을 기다린다 입춘대길(入春大吉)건양다경(建陽多慶)정성스럽게 춘축을 만들어 기둥이며 대문에 크게 붙이고 봄이여 어서 오라 손짓한다 고드름이 떨어져 땅을 깨우고 얼음장이 갈라지며 강물을 흔들면 봄은 남풍과 함께 온다 2012. 2. 17.
사랑의 길 / 장광규 사랑의 길 靑心 장광규 사랑 거기에도 길이 있다 구불구불한 길이기도 혹은 곧은길이기도 하다 넓은 길이기를 환한 길이기를 바라지만 좁은 길이기도 캄캄한 길이기도 하다 이 길은포근하거나 달콤하지만은 않다가시밭길이기도 비탈길이기도 하다비가 내려 질퍽질퍽하기도눈이 내려 미끄럽기도 하다 나비들 춤추고꽃향기 퍼지는따사로운 길을 가기 위해서는인내와 희생이 필요하다급하다고 뛰어가서도길 아닌 길을 가서도 안된다 최전방 민통선군인의 길이 있다훈련을 받고 군인이 되어야 다닐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듯 사랑의 길은 사랑으로 만들어가는 길이다 2012. 2. 14.
물과 불 / 장광규 물과 불                   靑心 장광규           물 말없이 길 찾아가는 냇물조용히 흐르는 물결 속에마음이 저절로 시원해진다한없이 부드러워 보이고순하고 힘없어 보이지만한번 품 안에 꼬옥 안아주거나함께 조화를 이루게 되면단단한 몸으로 살아가는 힘이 있다 불타오르기 시작하면그 힘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인정사정없을 것 같고무서울 정도로 강하지만가까이 있게 하거나제 몸속에 넣었다 밖으로 내보내면빛을 발하게 하는 힘이 있다  씻는 것 흐르는 것으로 생각하는 물 순하고 부드러운 것만은 아니다 태우는 것 조심해야 할 것으로 기억되는 불 강한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물은 물 자체로 불은 불 자체로 상대방과 함께 어우러져 무슨 느낌과 자극을 주고받았는가 어떤 분위기인가에 따라 강하고 억센 모습을 보이.. 2012. 2. 9.
쌀의 여행 / 장광규 쌀의 여행              靑心 장광규 이른 봄 땅에 볍씨 뿌려 알맞게 크면 모내기를 하지 벼 포기로 쑥쑥 자라 여름 지나 가을 되면 알알이 벼 이삭으로 여물지 누런 껍질 벗고 나와 하얀 피부로 탄생하면 비로소 쌀이 되는 것이지 깨끗한 물로 여러 번 몸을 씻고 밥솥에 들어가 있으면 뜨거운 불이 유혹하지 훈김이 얼마나 센 지 몸집이 자꾸 불어나 먹기 좋은 밥이 되지  준비된 식탁에 올라 숟가락과 수저에 의해 반찬과 동행으로 입안을 통해 여행은 시작되지 어둡고 깊은 곳 꼬불꼬불 골목을 통과해 환한 세상으로 나올 때는 온통 황금색으로 변하지  몰라보게 바뀌어버린 몸 논에서 탈바꿈이 시작되지 벼 포기에 양분을 제공하며 다시 둥근 알맹이로 태어나 건강을 향한 쌀의 여행은 인류와 함께 영원히 계속되지 2012.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