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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오호101

어려운 질문, 캄캄한 앞날 / 장광규(張光圭) '버스요금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굉장히 어려운 질문입니다, 한 70원 하나?' 정말 한심한 정치인이 있습니다. 서민들은 아니 웬만한 사람들이라면 교통비는 제일 잘 알고 있어 쉬운 질문입니다. 그런데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는 사람이 교통비도 제대로 모르고 있습니다. 당연히 잘 모를 겁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으니까요. 그런 사람이 서민을 위해 무슨 일을 어떻게 얼마나 할지 앞이 캄캄합니다. 2008년 여름 2008. 6. 21.
긴 말 안 하련다 / 장광규(張光圭) 그들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한다. 10년 동안 외국에 나갔다 왔을까? 아니면 동면하는 개구리처럼 땅속에서 잠만 잤을까? 같은 땅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이 살았는데 어째서 그들만 10년을 잃어버렸을까? 방관자로 지냈단 말인가! 허송세월을 했단 말인가! 이제 겨우 100일, 그런데도 십 년보다 더 길게 느껴진다. 5년을 어떻게 지낼까 걱정이다. 있으나마나 한 5년, 지우고 싶은 5년이 안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대운하 사업, 미국 쇠고기 전면 개방 등 국민이 싫다는 것만 골라서 하려고 한다. 국민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일을 해야 하는데 국민과 싸우기 위해 일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 1%의 국민보다 99%의 국민을 생각하고 존중하여야 한.. 2008. 6. 21.
봄기운 / 장광규(張光圭) 대지를 적시는 봄비가 촉촉이 내리고 양지바른 곳에 새싹이 돋아나면, 동무들과 함께 쑥이랑 냉이랑 봄나물을 캐러 간다. 앞산과 뒷산의 진달래는 분홍빛 꽃봉오리를 맺는다. 냇물은 졸졸졸 노래하며 흐르고 버들강아지가 방긋방긋 웃으며 같이 놀자 손짓한다. 온 들판에 새 세상이 펼쳐진 듯 평화롭고 종달새는 하늘 높이 올라 노래하고 아지랑이는 잡힐 듯 말 듯 저만큼에서 아물거린다.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살며시 기어 나오고 나비와 벌들도 신이 나서 이곳저곳으로 날아다닌다. 시골에서 느낄 수 있는 봄이 아니어도 봄은 오고 있다. 연일 기상예보의 기온은 봄을 알리고 있고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얼음장 밑으로 봄이 오는 것이 아니라 여인의 화사한 옷자락에 묻어 봄이 오고 있는 것이다. 2007년 겨울.. 2008. 4. 21.
생활 속의 불 / 장광규(張光圭) 불은 우리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존재다. 조상들은 화로에 불을 담아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성냥 한 개비라도 아끼려는 마음도 있지만 불을 그만큼 소중하고 가깝게 여겼던 것이다. 그러나 불을 잘못 다루면 엄청난 피해를 주는 무서운 악마로 돌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항상 불조심을 하며 살아야 하는데,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표어를 많이 듣기도 하고 많이 보기도 했을 것이다. 1950년대 고향마을은 기와집 몇 채를 빼고는 초가집이었다. 초가집은 화재에 약하다. 짚으로 이엉을 만들어 지붕을 덮어놓았기 때문에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 항상 불안했다. 산에서 낙엽을 긁어다 땔감으로 사용했었다. 밥을 짓기 위해 불을 아궁이에 피우고 잠깐 다른 일을 하노라면 어느 사이.. 2008. 3. 21.
걷기 / 장광규(張光圭)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에는 운동 삼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에 상관없이 하루 종일 볼 수 있다. 걷는 방법도 다양하다. 팔을 앞뒤로 크게 흔들며 걷는 사람, 턱을 꼿꼿이 하고 앞을 보며 걷는 사람, 두 사람 이상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며 걷는 사람들 등 가지각색이다. 신발 뒤축을 보면 대개가 바깥쪽이 먼저 닳게 되는데 차이가 많이 날 정도다. 지구가 둥그니까 그렇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빨리 걷는 사람일수록 신발의 닳는 모습이 그렇게 되는 것 같다. 힘차게 빨리 걸으면 힘이 있어 보인다. 또 땅을 두드리듯 걷는 사람도 있고, 사뿐사뿐 걷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도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습관적으로 걷기가 싫어진 .. 2008. 3. 21.
머슴론 / 장광규(張光圭) 머슴은 주인보다 일찍 일어나 집안 청소도 하며 쉴 새 없이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해야 한다.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주인의 마음을 읽고 주인의 마음에 들게 일을 해야 한다. 주인에게 이익이 나게 해야 한다. 쓸데없이 일을 벌여 놓으면 안 된다. 힘이 있다고 쓸데없는 일에 힘을 쓰면 안 된다. 그건 낭비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머슴이 되겠단다. 머슴, 이제는 사전에서 사라져야 할 말인데 머슴론을 들고 나왔다. 주인과 5년간 계약을 했다. 주인을 위하여 어떻게 일을 하느냐에 따라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짧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그들만의 고통이나 고민이 아니다. 주인이 고통의 시간을 보내느냐 행복의 시간을 보내느냐와 연관된 것이다. 머슴이라고 주인이 시키는 일만 해서는 안 된다. 주인을 위해서 할 수 있는 .. 2008. 3. 21.
낙엽을 보며 / 장광규(張光圭) 얼마 전, 수원에 살고 있는 큰아들의 집을 가기 위해 도로를 달리면서 가을이 무르익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가로수는 울긋불긋 물들어 있고, 도로에 떨어진 단풍이 바람에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것은 환상적이었다. 거기에 가을 햇살이 기분 좋게 내려와 분위기를 맞춰주고 있지 않은가. 옆에 앉은 아들도 가을을 느끼는 여유를 보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 녀석은 얼마 전에 결혼을 하여 수원에서 살고 있다. 누군가는 큰아들인데 함께 살지 따로 살게 하느냐고 했다. 서로 편하게 살면 되지 뭐 그런 것 가지고 신경 쓰고 싶지 않다. 나가 사는 그 녀석도 직장이 수원이 아니고 서울이었으면 함께 생활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토요일 오후에 어머니 아버지 보러 온 아들 내외와 일요일 오후에 반찬 조금 하고 자질구레한 .. 2007. 9. 21.
겨울 생각 / 장광규(張光圭) 겨울은 추운 계절이다.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지고 바람도 세차게 몰아친다. 눈도 내리고 얼음도 언다. 추우면 몸을 아끼고 활동량이 적어지며 부자연스럽게 지낼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덜 춥고 포근한 겨울이 되기를 누구나 기대하기 마련이다. 어린 시절을 보낸 농촌의 겨울 생각을 한다. 한겨울이 오기 전에 월동준비를 하는 것이다. 우선은 밭에서 기른 배추와 무를 뽑아다 김장을 하는 것이다. 김장한 배추를 독에 담아 땅속에 묻기도 한다. 무도 땅에 구덩이를 파고 묻어 다음 해 봄까지 먹을 수 있도록 한다. 그다음엔 틈틈이 만들어 놓은 이엉으로 초가지붕을 인다. 지저분한 지붕을 걷어내고 새 이엉으로 덮으니까 깨끗하고 기분도 상쾌해진다. 또 보온효과도 있는 것이다. 그다음은 메주를 쑤었다. 메주를 쑤기 위해서는 콩을.. 2006. 11. 21.
입동 / 장광규(張光圭) 오늘은 입동이다. 푸른 하늘이며 산들바람이랑 단풍이랑 그대로 남겨두고 또 하나의 계절이 문턱을 넘으려 한다. 오늘까지는 흙으로 몸을 덮어주어야 겨울을 땅속에서 잘 지내다 봄이 오면 파릇파릇 잘 자라 열매를 맺는다는 보리. 그 보리갈이를 적기에 하려고 땀 흘리던 어버이들의 모습을 보았다. 볏짚으로 이엉을 엮어 초가지붕을 새롭게 단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다음 해 봄까지 먹을 김장김치를 담그기도 했다. 이른바 '월동준비'인데 입동을 전후해 날을 잡아서 했던 것이다. 지금이야 보리갈이는 하지도 않고, 초가집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더욱이 김장은 아무 때나 해서 김치냉장고에 넣어두면 되기 때문에 입동의 의미를 못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겨울이 멋과 맛을 못 느끼는 계절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보리가 겨울에.. 2005.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