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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어라384

진급했어요 / 장광규(張光圭) 진급했어요 더위가 조금은 약해진 9월 초하루 아침 일찍 조금은 기분 좋게 전화벨이 울린다 군대에 있는 큰아들 목소리다 오전 중으로는 전화를 할 수 없다고 했는데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강한 태풍이 지나간 뒤이기에 집 생각이 나서 전화했단다 이번 태풍에 피해는 없는지 어머니 건강은 어떤지 아버지는 회사 일이 잘되어가는지 지성이는 학교에 잘 다니는지 평소처럼 기본적인 안부를 묻고 나서 진급했다는 소식을 웃으면서 전한다 지난달 면회 갔을 때 다음 달에 일병으로 진급한다고 했는데 진급이 되어 얼마나 기뻐하고 있을까 진급도 되고 태풍도 지나가고 해서 부대에서 특별히 배려해줘 아침 일찍 좋은 소식을 전했을 거다 그래 하루하루를 충실히 근무하면 이제 일병에서 상병이 되고 상병에서 병장이 되어 제대.. 2005. 9. 22.
첫 면회 / 장광규(張光圭) 첫 면회 약속대로 면회하기로 한 토요일 아침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선다 길을 익히느라 여러 번 연습했고 약도로 그리고 지워보고 다시 그려보아 길을 찾아가는데 어려움이 없었지 오전 열한 시를 약간 지나 부대에 도착 면회신청을 하고 정문에서 기다리다 한 시간 이상 기다린 후에야 지원이 너를 만날 수 있었지 동송읍으로 달려가 여관부터 정하고 준비해 간 음식으로 식사를 했지 온 가족 네 식구가 여관에 든 것도 여관에서 식사한 것도 처음이지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어 방에서 TV를 켜놓고 지내기로 했지 시간은 무심히 흘러가 새 아침이 오고 우리는 이곳저곳 돌아다닐까 했지 그러나 마땅히 구경할만한 곳이 없어 도로 옆 들판에서 사진만 몇 장 찍었지 부대에 들어갈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지원이 너의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 같아.. 2005. 9. 22.
군복 입은 사람 / 장광규(張光圭) 군복 입은 사람 길을 가다가도 먹을 것 먹다가도 군복을 입은 사람을 보면 군인 간 아들 생각이 난다 내가 군대 생활할 때 군복을 입은 사람을 보면 손자 생각이 난다던 할머니 군인을 보면 아들 생각이 난다던 어머니 나이 비슷한 사람만 보아도 손자 생각 아들 생각을 했다는 그 심정을 이제야 알 것 같다 군복을 입은 사람이 있다 저기 군인이 보인다 휴가를 나왔는지 제대를 했는지 저 사람 얼마나 좋을까 가족들이 얼마나 반가워할까 군인을 보면 반갑다 군복을 입은 사람을 보면 아들 생각이 난다 잘 지내고 있는지 2000년 7월 20일 2005. 9. 22.
백일 휴가 / 장광규(張光圭) 백일 휴가 봄도 헤어지기 싫어 머뭇거릴 때 인사하고 군대에 간 큰아들 훈련소 교육은 어떻게 받고 있는지 훈련을 받고 부대 배치는 어디가 될지 이런저런 걱정 속에 시간은 흘러 훈련도 잘 받고 자대 배치도 받았지 가까운 곳으로 왔으면 했는데 전방으로 떨어져 서운한 마음뿐이지 처음엔 편지로 안부를 전했지 주고받는 기간이 너무 많이 걸려도 봉투를 뜯어 소식을 접하면 가까이 있는 듯 보고 있는 듯 반갑고 기분이 좋았지 서신으로 소식을 주고받다가 몇 달 후엔 전화통화를 할 수 있었지 그러나 아직은 졸병이기에 오후 여섯 시 반 지나서 긴급할 때만 전화로 연락하랬지 그리고 세월이 흘러 백일 휴가를 왔지 몇 개월 만에 만나니 서로 반가움으로 기뻐했지 먹을 것 실컷 먹고 싶다며 과자 봉지봉지 사다 놓고 먹어댔지 친구 만나.. 2005. 9. 22.
예행연습 / 장광규(張光圭) 예행연습 무덥던 칠월 하순 어느 날 짧은 백일 휴가 다녀간 뒤 네 생각 하도 나서 의정부 포천 신철원을 거쳐 문혜리 동막리를 찾아 근무하는 부대 앞까지 갔다 그날 비가 많이 내리고 아빠의 운전도 서툴고 처음 가는 길이었지만 멀지도 지루함도 느끼지 못했다 좋은 날 잡아 면회 가려고 미리 한 번 연습을 해본 것이다 물어 물어서 가는 길이었지만 짜증 나지 않고 가벼운 마음이었다 부대 앞에서 너의 모습을 그리며 보고 싶은 마음 꾹꾹 누르고 엄마 아빠는 다시 집으로 왔다 약도를 만들고 또 지우고 다시 고쳐 그려보고 코스를 익히기 위해 시간 나면 그 길 따라가다가 돌아오고 와서는 약도를 다시 펼쳐본다 팔월 하순 토요일에 엄마 아빠는 지성이랑 드디어 너를 만나러 간다 음식도 장만해 가고 이것저것 준비 중이다 큰아들아.. 2005. 9. 21.
군인이 된 아들 / 장광규(張光圭) 군인이 된 아들 골목길에서 세발자전거를 타고 놀다 어느 틈에 도로로 나가 지나가는 시내버스에 교통사고가 날뻔했다고 성미 급한 운전기사 아저씨 집으로 찾아와 고래고래 소리 지르게 만든 큰아들이 군대에 갔다 언제까지나 철없는 어린애일 줄 알았는데 세월은 모든 걸 그대로 놔두지는 않았다 대학교 다니다 휴학하고 군입대 강원도에서 훈련받고 그곳으로 배치받아 얼룩무늬 옷 입고 국방의 의무 다하며 고향 생각 가족 생각 날마다 나겠지 체력이 약한 것 같은데 군대생활 잘하고 있는지 어디 아픈 데는 없는지 걱정된다 백일 휴가라 부르는 첫 휴가 오기 전에는 면회도 안되고 외출 외박도 없다는 현실 부모의 마음으론 답답할 뿐이다 가끔 걸려오는 전화통화로 소식은 듣지만 직접 만나서 마음껏 이야기하고 싶구나 군대생활 어떻게 적응해.. 2005.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