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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여! / 장광규 매미여! 靑心 장광규 맴이라 불러도 좋을 곤충 매미여! 태양이 이글거리는 여름 햇볕 쏟아지는 한낮 너의 합창소리 듣는다 너의 요란한 울음소리는 너의 신나는 노랫소리는 대대로 전수를 받았는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구나 오랜 세월 땅속에서 지내다 무더운 계절에 찾아오지만 밖에서의 삶은 짧기만 하다 너의 울음소리가 너의 노랫소리가 짝을 찾는 간절함이라니 너를 진정으로 인정한다 그래 사랑은 좋은 것 정말 소중한 것이다 2010. 9. 23.
동병상련 / 장광규 동병상련 靑心 장광규 말없이 흐르는 세월 속에 오랜만에 만난 고종사촌 젊은 날의 모습은 조금뿐 어느 사이 보기 싫게 머리카락 빠지고 남은 머리 까맣게 물들였네 나이는 같지만 먼저 태어나 형이 되는 셋째 고모의 큰아들 서로 비슷한 외모 때문에 같은 고민 하나 더 갖고 사네 고모님은 고종형에게 외갓집 할아버지를 닮아 머리카락이 빠지는 모양이라고 여러 차례 말을 했을 것 같네 좋은 것 자랑스러운 것도 아닌 불편한 흔적 물려받아 서운해하고 있지나 않은지 고종형에게 미안한 마음이네 고종형을 만나면 할아버지가 그리워지네 2010. 9. 23.
비도 연습한다 / 장광규 비도 연습한다 靑心 장광규 때로는 비도 연습이 필요한가 보다 여름철이 지났는데 비가 자주 내린다 여우비인지 호랑이 장가가는지 햇빛 속으로 내린다 재고량이 너무 많아 조절을 하는 모양이다 밤낮 가리지 않고 슬금슬금 내린다 제철 장맛비인 듯 아닌 듯 내린다 2010. 9. 23.
가을이 오는 길에서 / 장광규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靑心 장광규 자유롭고 시원스레 잠자리 날고 있다 부러운 눈빛을 보내는 동안 멀리 가지 않고 맴돌며 한번 날아보라 날갯짓이다 나뭇가지에 앉아 잠시 쉬며 기다릴 테니 준비하고 따라 하란다 날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날아보려는 시늉도 못하고 땅바닥에 발을 디딘 그대로다 이렇게 쉬운 걸 못하다니 정말 믿을 수 없다는 듯 머리를 흔들며 자리를 뜬다 낮지도 높지도 않게 잠자리 날고 있다 2010. 9. 23.
한가위 / 장광규 한가위 靑心 장광규 달은 커다란 얼굴로 환하게 웃어주고 산들바람이 불어 몸도 마음도 시원하네 가을 들녘의 온갖 곡식은 단정히 고개 숙인 모습으로 오늘이 있기까지 도움을 준 햇빛과 바람에게 물에게 땅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있네 그리운 얼굴들 보고픈 얼굴들이 다정히 손잡고 만나 마주 보고 웃으며 한자리에 모이네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차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에게 아버지의 아버지에게 감사하는 큰 절을 올리고 낳아 길러주고 보살펴준 어머니 아버지의 고마운 정을 생각하네 쌓였던 이야기 주고받으며 즐겁게 웃으며 지내리 일상의 시름 내려놓고 여유롭게 쉬어도 좋으리 지친 몸 충전하여 내일은 더 건강하리 높이 떠 있는 저 달처럼 둥글게 오래오래 웃으리 2010. 9. 23.
가을이면 / 장광규 가을이면 靑心 장광규 밤마다 찾아오는 귀뚜라미 소리 벽 속에서 날까 방바닥에서 날까 천정에서 날까 보이지 않고 노랫소리만 들린다 이 계절을 위해 무더운 여름철에도 쉬지 못하고 준비했으리라 우리는 선선한 가을이 왔다고 내색하지 않아도 되고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이라고 말할 필요도 없다 자장가처럼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 가을을 알리는 소리다 2010. 9. 23.
오늘 같은 날이면 / 장광규 오늘 같은 날이면 靑心 장광규 모처럼 장만한 맛있는 음식 갖다 놓고 나는 배부르다 나는 안 먹고 싶다 나는 못 먹는다며 자식들 생각하고 챙기시던 어머니 정말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는 드시지도 않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좋은 것 맛난 것 보면 어찌 잡수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자식들 몰래 언제 배부르게 잡수셨겠습니까 이렇게 명절이 돌아오거나 가족이 다 모이는 날이면 더욱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2010. 9. 23.
가을에는 변하네 / 장광규 가을에는 변하네 靑心 장광규 맑고 푸른 하늘 기분 좋게 부는 바람 분위기를 눈치챈 크고 작은 과일 붉게 익어가고 나뭇잎 하나 둘 오색 빛으로 물드네 따가운 햇빛 아래서 스치는 바람 앞에서 침묵하며 생각에 잠기네 자고 나면 변해가는 가을의 이 아름다움을 어찌 외면할 수 있으며 감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가까이 지내는 친구들아 사랑하는 사람아 더 좋아질 수 있다면 상처 주지도 받지도 않는다면 변하는 것을 두려워 말자 자연 속에서 느낀 대로 더 곱고 넓게 더 부드럽고 순하게 변할 수만 있다면 2010. 9. 23.
가을 느낌 / 장광규 가을 느낌 靑心 장광규 저기 저 하늘 좀 봐 저 햇살 좀 봐 저 바람 좀 봐 저 구름 좀 봐 저 가로수 좀 봐 저 해바라기 좀 봐 저 코스모스 좀 봐 저 풀잎 좀 봐 저기 흐르는 물 좀 봐 아! 잘 잡힌 이 분위기 어디서 왔으며 언제까지 머무를 것인가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고 누구에게나 큰소리로 말해주고 싶은 저 모습들 2010.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