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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노래492

소한 / 장광규 소한 靑心 장광규 해가 바뀐 1월 초순 동지와 대한 사이에 있는 스물세 번째 절후 소한은 작은 추위라는 뜻이지만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갔다 얼어 죽었다'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라도 한다'는 속담이 있듯 이때가 가장 춥다 소한을 전후해 눈도 많이 내리는데 눈을 상서로운 것으로 여긴다 '함박눈 내리면 풍년 든다' '첫눈 먹으면 감기에 안 걸린다' '첫눈에 넘어지면 재수 좋다' 동지가 지나면서부터 긴긴 겨울밤은 점차 줄어들고 태양을 보며 지내는 시간이 늘어난다 추위는 계속 이어지지만 마음은 벌써 봄을 향하여 걷는다 2021. 1. 6.
대설 / 장광규 대설 靑心 장광규 한 해가 저물어 가고 낮의 길이는 짧기만 해 추위에 발걸음을 재촉한다 소설과 동지 사이에 드는 절후 눈이 많이 내린다는 뜻의 대설이다 12월 초순이라 눈이 온다 해도 적설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이날 눈이 수북이 내리면 겨울을 포근하게 지낼 수 있고 이듬해에 풍년이 든다고 여긴다 눈은 농작물을 이불처럼 덮어주고 가뭄을 해갈하기 때문이리라 시베리아 벌판에서 바람이 불어 강추위가 계속되어도 걱정 없게 겨우내 먹을 김장을 하고 창문에 문풍지도 정성스럽게 붙이고 반갑게 올 하얀 손님을 기다린다 2020. 12. 8.
사람의 마음 / 장광규 사람의 마음 靑心 장광규 하루의 시작은 빈 그릇 작아지기도 하다가 커지기도 하는 빈 그릇 보이지 않는 그 그릇에는 보고 느끼고 겪은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 모든 것이 담긴다 주워 담아도 담아도 양(量)이 차지 않을 때도 있고 저절로 넘쳐흐를 때도 있다 희로애락이 기웃거리다 가끔은 기분 좋은 것만 때로는 슬프디 슬픈 것만 채워지기도 한다 지워버려야 할 것 간직하고 싶은 것들이 꿈속에서도 들락날락하다가 아침이면 다시 빈 그릇 2020. 11. 25.
첫사랑의 느낌으로 / 장광규 첫사랑의 느낌으로 靑心 장광규 자고 나면 만나는 사람들이여 그대는 첫사랑의 느낌을 아는지요 그 느낌을 지금 겪고 있는지요 추억 속에 접어두었다면 꺼내어 펼쳐 볼 일입니다 못 보면 보고 싶고 좋은 것 있으면 주고 싶습니다 거울을 한 번이라도 더 보며 요리조리 매무새를 살핍니다 저 멀리 모습만 보여도 좋아지고 안 보이면 혹시나 걱정이 됩니다 가까이만 있어도 행복한 마음 꽃피지 않아도 꽃이 피는 계절 이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다운 첫사랑의 느낌으로 우리는 그렇게 살아갈 일입니다 2020. 11. 18.
일상 / 장광규 일상 ​ 靑心 장광규 ​ 어제 걷던 길 오늘은 새로운 희망과 각오를 안고 간다 어제 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은 삶이 되기 위해서다 길 옆 자연스럽게 자라는 풀들이 밝은 얼굴로 정겹게 인사하고 스치는 바람은 땀을 식힌다 어디선가 튀어나온 돌멩이가 좌우를 살피며 천천히 걷게 한다 아름답게 핀 꽃 향기로 다가와 반가움에 눈짓을 보내며 웃는다 사람들이 흥겹게 지내는 곳에선 함께 즐거워하기도 하고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 장소에서는 피곤함을 느끼며 의욕을 잃는다 몸과 마음을 잘 다스려 병원은 찾지 않을수록 좋다 새싹이 돋고 새들이 노래하는 젊은 계절을 지나면 무더위에 비까지 쏟아지는 지루한 계절이 온다 산들바람이 불고 나뭇잎 물드는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을 거쳐 눈이 수북이 쌓이는 하얀 세상이 온다는 것은.. 2020. 10. 15.
한로 / 장광규 한로 靑心 장광규 하늘은 맑고 푸르게 더 깊어지고 찰 '한' 이슬 '로' 寒露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는 기온은 자꾸만 내려가고 곡식은 알차게 여물고 과일은 맛을 간직하느라 붉어지고 코스모스랑 들국화랑 향기롭게 웃고 어느 사이 한 뼘쯤 짧아진 하루 해는 어둠 속으로 빨리 사라지고 바람은 옷깃을 스친다 2020. 10. 8.
가을 풍경 / 장광규 가을 풍경 靑心 장광규 가을은 황소걸음으로 오지만 여유로움이 가득한 계절이다 농부의 쉼 없는 손길이 만든 황금물결 넘실대는 들녘 무뚝뚝한 허수아비도 신이나 산들바람 따라 춤춘다 가마솥더위에 몸을 만들어 억세게만 보이는 밤송이가 빙그레 입을 열어 알밤 뚝뚝 떨어뜨린다 파란 하늘 선선한 기온에 취해 나뭇잎은 노란 미소를 보내고 과일은 수줍은 듯 얼굴 붉어진다 코스모스도 해바라기도 기분 좋게 웃고 앞집 순이는 손 없는 날 결혼식을 올리고 옆집 대머리 아저씨는 손자가 태어나고 가을은 눈 뜨면 온통 즐거움이다 2020. 9. 17.
오늘이 추억이다 / 장광규 오늘이 추억이다 靑心 장광규 '그때가 좋았지' '그때 잘했더라면' 사노라면 행복했던 일도 후회스러운 일도 추억으로 떠오르는데 흐르는 시간 속에 그때가 되는 지금 언제나 오늘이 소중하다 튼튼한 몸과 마음으로 희망의 푸른 꿈을 안고 알찬 그림을 그리며 진실의 길을 걸을 때 추억이 찾아오더라도 반갑게 만날 수 있을 테니까 2020. 8. 6.
우리말 사랑 / 장광규 우리말 사랑 靑心 장광규 월요일 저녁 일곱 시 사십 분 전파를 타고 전국으로 퍼지는 KBS 1TV 우리말 겨루기 우리말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제대로 사용하는지 실력은 물론 순발력을 발휘하며 아는 문제는 맞히고 모르는 문제는 배우는 자리네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우리말 알쏭달쏭한 단어도 많지만 명쾌한 뜻풀이를 알고 나면 재미도 있고 친근감도 느끼네 우리말을 사랑하는 사람은 남녀노소 누구나 예심을 거쳐 방송에 출연해 재치도 자랑도 풀어놓을 수 있네 상품권이랑 상금도 있고 시청자와 즐거움을 함께 나누며 우리말을 꽃피우는 우리말 겨루기 천년만년 계속될 좋은 프로그램 더 가까이 가까이 국민 곁으로 2020. 7. 29.